
패션 브랜드 샘플 재고를 본재고와 분리해 관리해야 하는 시점
패션 브랜드에서 샘플은 촬영, 전시, 바이어 대여, 내부 품평 등 여러 목적으로 쓰인다. 수량은 적지만 SKU 구성은 본재고와 거의 같아서, 같은 창고나 같은 시스템 위치에 섞어두면 문제가 생긴다.
분리하지 않았을 때 반복되는 문제
가장 흔한 문제는 가용 재고 오류다. 시스템이 샘플 수량을 판매 가능 재고로 집계하면, 실제로 출고할 수 없는 수량이 주문 가능 수량에 포함된다. 촬영 중인 샘플이 주문 피킹 대상으로 잡히거나, 바이어에게 대여한 샘플이 반품 처리 없이 재고로 남아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정산도 꼬인다. 샘플을 외부에 유상 판매하거나 폐기할 때 본재고와 동일한 원가 기준을 적용하면 손익 계산이 맞지 않는다. 샘플은 제작 원가나 이관 단가가 본재고와 다른 경우가 많고, 부가세 처리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이동 이력 추적도 어렵다. 샘플이 어느 촬영팀에 있는지, 언제 반납됐는지, 폐기됐는지를 본재고 이동과 같은 방식으로 기록하면 이력이 뒤섞인다.
분리를 검토할 시점
다음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분리를 검토할 만하다.
- 샘플 SKU 수가 시즌당 50개를 넘거나, 동시에 외부에 나가 있는 샘플이 상시 10점 이상이다.
- 샘플 대여와 반납 이력을 별도 대장(엑셀 포함)으로 따로 관리하고 있다. 시스템 밖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시스템이 샘플 흐름을 추적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 재고 실사 때 샘플 수량을 제외하고 세거나, 실사 후 수기로 보정한다.
- 샘플 유상 판매나 폐기 시 별도 전표를 수기로 만든다.
반대로, 샘플 수량이 시즌당 수십 점 이하이고 외부 반출 없이 사내에서만 쓴다면 창고 위치 코드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분리 방식과 선택 기준
분리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창고(로케이션) 분리만 하는 방법은 기존 시스템에서 샘플 전용 창고 코드나 로케이션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구현 비용이 낮고 기존 재고 흐름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단, 시스템이 샘플 창고 재고를 가용 재고 계산에서 자동으로 제외하지 않으면 별도 설정이 필요하다. ERP나 WMS에서 창고 유형별 가용 재고 산정 규칙을 지원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재고 유형(타입) 코드를 추가하는 방법은 같은 창고 안에서 본재고와 샘플을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동 전표에 유형 코드를 기록하면 이력 추적이 가능하다. 보고서와 가용 재고 계산에서 유형별 필터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별도 시스템으로 분리하는 방법은 샘플 관리 전용 도구(전용 모듈, 별도 SaaS, 자체 구축 시스템)를 쓰는 방식이다. 샘플 대여 이력, 반납 기한 알림, 유상 판매 정산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본재고 시스템과 연동이 필요한 경우 연동 범위와 데이터 정합성 관리 방식을 미리 정해야 한다. 샘플 수량이 많고 외부 대여가 빈번하거나, 샘플 유상 판매 정산을 별도로 처리해야 할 때 적합하다.
분리 전에 확인할 사항
분리 방식을 결정하기 전에 다음을 확인한다.
현재 ERP나 WMS가 창고 유형별 가용 재고 산정을 지원하는지, 재고 유형 코드를 추가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설정 변경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라면 별도 시스템 구축보다 설정 변경이 낫다.
샘플의 원가 기준이 본재고와 다른지 확인한다. 다르다면 정산 처리 방식을 재무팀과 먼저 합의해야 한다. 시스템 분리보다 이 합의가 선행 조건이다.
샘플 이동 승인 권한을 누가 갖는지 정한다. 시스템에서 샘플 출고와 반납을 기록하려면 담당자와 승인 흐름이 먼저 정의돼야 한다. 업무 규칙이 없는 상태에서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면 운영 규칙을 시스템에 맞추게 되는 역전이 생긴다.
시즌 종료 후 샘플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미리 정한다. 폐기, 직원 판매, 외부 판매, 다음 시즌 이월 중 어떤 경로를 쓰는지에 따라 재고 소진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
분리 후 운영에서 자주 빠지는 부분
분리 자체보다 운영 규칙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샘플 창고나 유형을 만들어도 현장에서 본재고 위치에 샘플을 입고하거나, 샘플 반납 없이 폐기하면 분리 효과가 없다.
정기적인 샘플 실사 주기를 정하고, 외부 대여 중인 샘플의 반납 기한을 시스템에서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기한이 지난 샘플을 자동으로 손실 처리할지, 담당자가 수동으로 처리할지도 규칙으로 정해둔다.
샘플 유형별로 가용 재고 계산에서 제외되는지 주기적으로 검증한다. 시스템 업데이트나 설정 변경 후 산정 규칙이 초기화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