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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전환, 브랜드가 겪은 6개월

클라우드 전환, 브랜드가 겪은 6개월
클라우드 전환을 결정한 패션 브랜드가 실제로 겪은 6개월의 기록. 데이터 이전부터 팀 적응까지, 현장의 진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시즌 마감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어느 월요일 아침, 서버가 다운됐습니다. 물류팀은 출고 지시를 못 내리고, 영업팀은 재고 현황을 볼 수 없었습니다. IT 담당자 한 명이 서버실에서 두 시간을 씨름한 끝에 겨우 복구했지만, 그날 밀린 출고 건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브랜드의 대표는 그날 저녁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우리, 이제 클라우드로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이 글은 그 결정 이후 실제로 일어난 6개월의 기록입니다. 잘된 것, 예상보다 오래 걸린 것, 그리고 돌아보면 더 잘할 수 있었던 것까지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왜 클라우드였나 — 결정의 배경

이 브랜드는 국내 매장 18개, 연매출 약 80억 원 규모의 여성복 브랜드입니다. SKU는 약 1,200개, 팀원은 30명 남짓. IT 전담 인력은 사실상 한 명이었고, 그마저도 ERP 운영과 사무용 PC 관리를 겸하고 있었습니다.

기존 시스템은 5년 전 도입한 온프레미스 서버 기반 ERP였습니다. 초기엔 충분했지만, 매장이 10개에서 18개로 늘고 온라인 채널이 추가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와 동시 접속자 수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서버 유지보수 계약은 연 600만 원, 하드웨어 교체 주기는 3~4년마다 한 번씩 1,200만~1,500만 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스템이 가장 필요한 시즌 피크 때 가장 자주 느려졌습니다.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이유 1. 피크 시즌에 시스템이 버텨주지 못했다

봄·가을 신상 출시 시즌, 연말 세일 기간에는 동시 접속자가 평소의 3배 가까이 됩니다. 온프레미스 서버는 이 피크를 위해 평소에도 과잉 용량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비효율이었습니다.

이유 2. 재택·외근 환경에서 접근이 불편했다

MD가 출장 중 바이어 미팅에서 실시간 재고를 확인하려면 VPN을 켜야 했습니다. VPN이 끊기면 데이터를 볼 수 없었습니다. 팀장이 주말에 급하게 수치를 확인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유 3. 장애 대응이 전적으로 내부 한 명에게 달려 있었다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직원이 자리를 비우든, 휴가 중이든 상관없이 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건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사람 문제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전환 준비: 1~2개월 차 — 생각보다 복잡한 '현황 파악'

클라우드로 간다고 결정했을 때, 첫 번째 과제는 의외로 "지금 우리 데이터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5년 치 ERP 데이터, 엑셀로 관리하던 MD 발주 내역, 물류팀이 별도로 쓰던 창고 관리 시트, 온라인 채널 주문 데이터가 각각 다른 형식으로 흩어져 있었습니다. 어떤 데이터는 담당자 PC 로컬에만 있었고, 어떤 데이터는 퇴사한 직원의 계정에 묶여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걸린 시간은 약 3주. 예상했던 1주일의 세 배였습니다.

현황 파악 단계에서 실제로 발견된 문제들:

  • 재고 데이터가 ERP와 물류 엑셀 시트에서 서로 달랐습니다 (약 8% 불일치)
  • 과거 시즌 매출 데이터 일부가 백업 없이 구형 서버에만 존재했습니다
  • 협력 물류사와 공유하던 데이터 포맷이 새 시스템과 호환되지 않았습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거나 대충 넘어가면, 나중에 새 시스템에서 데이터가 맞지 않아 더 큰 혼란이 생깁니다. 클라우드 전환의 진짜 첫 관문은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정리입니다.


이전 실행: 3~4개월 차 — 병행 운영의 현실

데이터 정리가 끝나고 실제 시스템 이전이 시작됐습니다. 이 브랜드가 선택한 방식은 완전 전환이 아닌 병행 운영이었습니다. 구 시스템을 완전히 끄기 전에 새 시스템을 동시에 돌리며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하지만 그 두 달이 현장에서는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병행 운영이 힘든 이유

팀원들은 두 시스템에 동시에 데이터를 입력해야 했습니다. 물류팀 입장에서는 출고 지시를 구 ERP에도 넣고, 새 시스템에도 확인해야 했습니다. 초반 2주는 "어느 쪽 숫자가 맞아요?"라는 질문이 하루에도 수십 번 나왔습니다.

이 시기에 팀 피로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실제로 물류팀 직원 한 명이 "이럴 거면 왜 바꿨냐"고 했다는 이야기를 대표에게서 들었습니다. 이 감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과도기는 항상 가장 불편합니다.

그럼에도 병행 운영이 필요한 이유

3개월 차 중반, 새 시스템에서 특정 매장의 재고 수량이 실제와 맞지 않는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구 시스템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즉시 대조해서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완전 전환 상태였다면 훨씬 더 큰 혼란이 됐을 것입니다.

클라우드 시스템 병행 운영 중인 패션 브랜드 팀


안정화: 5~6개월 차 — 팀이 적응하는 속도

5개월 차부터 구 시스템을 완전히 종료했습니다. 이때부터는 기술적 문제보다 사람의 적응이 핵심 과제였습니다.

새 시스템의 UI가 달라서 익숙한 메뉴를 못 찾겠다는 피드백, 기존에 엑셀로 뽑던 보고서 양식이 바뀌었다는 불만, 모바일에서 접속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질문. 이런 것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브랜드가 잘한 점은 팀별 담당자를 지정해서 내부 전파 교육을 시킨 것이었습니다. 외부 교육에만 의존하지 않고, 물류팀에서 한 명, MD팀에서 한 명이 먼저 익힌 뒤 팀 내에서 전파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이 방식이 전체 적응 속도를 눈에 띄게 높였습니다.

6개월 차 말, 대표가 가장 체감한 변화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주간 재고 현황 보고가 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물류팀이 매주 월요일 오전에 엑셀 파일을 취합해서 보고했습니다. 이제는 대표가 직접 대시보드를 열면 실시간으로 전 매장 재고가 보였습니다. 월요일 오전 1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둘째, 서버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시즌 피크 때 시스템이 느려지지 않았습니다. 서버실 온도를 확인하러 가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IT 담당자가 주말에 전화를 받는 일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6개월 후, 솔직한 결산

이 전환이 완벽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예상보다 데이터 정리에 시간이 걸렸고, 병행 운영 기간 팀의 피로도는 실제로 높았습니다. 초기 교육 비용도 예산에서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브랜드가 얻은 것은 명확합니다.

  • 서버 유지보수 및 하드웨어 비용 연 600만~1,500만 원 → 클라우드 구독 비용으로 전환 (규모에 따라 탄력 조정 가능)
  • 피크 시즌 시스템 장애 → 0건
  • 재고 보고 취합 시간 주 3~4시간 → 실시간 조회로 대체
  • MD 외근 중 데이터 접근 → 언제 어디서나 가능

클라우드 전환은 IT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이 브랜드가 6개월 동안 배운 것은, 이것이 결국 "우리 팀이 어떻게 일하는가"를 바꾸는 운영 프로젝트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기술은 수단이고, 목적은 팀이 덜 지치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전환에서 가장 오래 걸린 단계는 기술 이전이 아니라 흩어진 데이터를 정리하는 첫 3주였습니다. 지금 우리 브랜드의 데이터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