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외주 개발을 위한 RFP 작성법

외주 개발을 진행할 때 가장 흔하게 겪는 비극은 바로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됩니다. 발주자는 머릿속에 있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개발사에게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하지만, 몇 달 뒤 받아본 결과물은 원래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하고, 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필수 도구가 바로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입니다.
외주 개발의 성공 여부는 사실상 개발 코드를 작성하기 전, 이 문서를 얼마나 탄탄하게 기획하고 작성했느냐에 따라 80% 이상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좋은 제안요청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란 무엇이며 왜 중요할까요?
흔히 제안요청서를 단순한 '기능 목록표'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제안요청서는 프로젝트의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1. 개발사와 발주자의 '언어 차이' 극복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사람과 실제 코드를 짜는 개발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발주자가 "사용하기 편한 결제 시스템"이라고 말할 때, 개발자는 "어떤 PG사를 연동하고, 간편 결제(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를 몇 개나 붙이며, 환불 프로세스는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는 이처럼 추상적인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구체적인 기술적 과제로 번역해 주는 첫 번째 소통 창구입니다.
2. 정확한 견적과 일정 산출의 기준점
제안요청서가 부실하면 개발사는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견적을 높게 부르거나, 반대로 너무 낮게 부른 뒤 프로젝트 중간에 계속해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게 됩니다. 명확한 문서가 있어야만 여러 개발사로부터 받은 견적을 동일한 기준에서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실패 없는 RFP 작성을 위한 4가지 핵심 요소
좋은 제안요청서를 작성하기 위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4가지 핵심 항목이 있습니다. 이 항목들만 구체적으로 채워 넣어도 훌륭한 문서가 완성됩니다.
1. 프로젝트의 배경과 비즈니스 목표 (Why)
개발사가 이 프로젝트를 왜 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A 기능을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는 것과, "우리 서비스의 20대 여성 고객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A 기능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비즈니스 목표를 명확히 공유하면, 실력 있는 개발사는 오히려 더 나은 기술적 대안이나 UI/UX(User Interface/User Experience)를 역제안하기도 합니다.
2. 상세한 타겟 유저와 핵심 기능 (Who & What)
모든 기능을 다 만들려고 하면 예산과 일정이 무한정 늘어납니다. 초기 외주 개발에서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를 정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필수 기능(Must-have): 서비스 런칭을 위해 절대 빠지면 안 되는 기능
- 부가 기능(Nice-to-have): 시간과 예산이 남으면 추가할 기능 이 두 가지를 명확히 분리하여 기획안에 담아주세요. 예를 들어 "소셜 로그인 기능"이라고 적기보다는 "카카오톡, 애플 로그인을 통한 회원가입 및 로그인"처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3. 예산 범위와 현실적인 일정 (How much & When)
"최대한 싸고 빠르게 해주세요"는 가장 피해야 할 요구사항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의 범위(예: 3,000만 원 ~ 5,000만 원)와 반드시 서비스를 오픈해야 하는 데드라인(예: 2024년 10월 1일)을 명시하세요. 예산과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개발사도 그 범위 안에서 현실적으로 구현 가능한 최적의 기술 스택과 인력 투입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4. 유지보수 및 확장성 계획 (After)
앱이나 웹서비스는 완성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픈 이후의 버그 수정, 서버 관리, 기능 추가 등 유지보수에 대한 기준도 미리 세워두어야 합니다. 향후 트래픽이 늘어났을 때 서버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관리자 페이지는 어느 수준까지 필요한지 미리 짚어두면 미래의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습니다.

좋은 RFP vs 나쁜 RFP (실제 사례 비교)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외주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쁜 예시와 좋은 예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나쁜 예시 (추상적이고 모호한 요구)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앱을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디자인은 심플하고 세련되게 알아서 예쁘게 해주시고, 결제 기능도 다 들어가야 합니다. 관리자가 회원들을 관리할 수 있는 페이지도 필요합니다."
이런 요청은 개발사 입장에서 견적을 내기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당근마켓 같은'이라는 말에는 위치 기반 서비스, 실시간 채팅, 매너 온도 시스템 등 수많은 복잡한 기술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 좋은 예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요구)
"1차 타겟은 대학생이며, 대학교 캠퍼스 반경 2km 내에서 전공 서적을 거래하는 앱입니다.
- 회원가입: 학교 이메일 인증을 통한 가입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동 필요)
- 핵심 기능: 게시글 등록(사진 최대 5장), 사용자 간 1:1 실시간 채팅
- 결제: 1차 버전에서는 앱 내 결제 없이 직거래만 지원 (결제 모듈 제외)
- 디자인: 레퍼런스 앱 A, B의 깔끔한 화이트톤 선호"
어떠신가요? 개발 범위가 훨씬 명확해지고, 불필요한 기능(결제 모듈 등)을 덜어내어 예산을 아낄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완벽함보다는 '소통의 시작점'으로 생각하세요
처음부터 완벽한 제안요청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문서 자체의 화려함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어떤 제약 조건이 있는지'**를 진솔하고 명확하게 담아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루브릭랩스는 고객이 작성한 초안 수준의 문서만으로도, 심층적인 인터뷰와 컨설팅을 통해 프로젝트의 빈틈을 채워드리고 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문서화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탄탄하게 준비된 문서 한 장이, 여러분의 수천만 원과 수개월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A Guide to Writing a Request for Proposal (RFP)—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PMI)
- How to Write an RFP (Request for Proposal) with Template— HubSpot
- Minimum Viable Product (MVP)— Agile Alliance